조국 ‘입시비리·감찰무마’ 대법서도 징역 2년…의원직 상실·7년간 출마 불가

기소 5년 만…대법원 소부 4명 중 3명 합의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로써 조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도 박탈됐다. 검찰은 조 대표에게 하루 이틀 신변 정리 기간을 준 뒤 곧바로 형을 집행할 계획이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12일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조 대표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번 대법원 선고는 2020년 1월 조 대표가 처음 기소된 때로부터 약 5년 만이다. 대법관 4명 중 3명이 합의했다.

조 대표는 자녀들의 대학원 입시를 위해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예정증명서, 인턴십 확인서 등을 허위로 발급받아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대표 부부가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도 받는다. 딸 조민씨의 장학금을 부정하게 받은 혐의도 있다.

1·2심 재판부는 조 대표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원 명령을 선고했다. 입시비리 관련 혐의는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을 부탁한 점을 제외하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받은 장학금 600만원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을 인정했다. 조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각 범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한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조 대표는 의원직을 잃었다. 징역 2년에 더해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총 7년 동안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대통령 선거에 나올 수 없다. 서울중앙지검은 조 대표에게 오는 13일까지 형 집행을 위해 자진 출석을 통보할 예정이다. 형 집행이 이뤄지면 조 대표는 교도소에 수감된다. 조국혁신당은 비례 순번상 백선희 조국혁신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에게 의원직을 넘길 방침이다. 인계가 원만하게 이뤄지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투표가 14일 진행된다면, 백 위원장이 표결에 참여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습할 필요가 있다며 선고기일을 연기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선고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당은 당헌 당규에 근거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당을 운영하고 윤석열 탄핵의 길에 큰 물결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선고까지 약 5년…갈등과 분열의 시간

이른바 ‘조국 사태’는 2019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개혁 명분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대표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조 대표는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과제로 수사지휘권 폐지, 1차 수사종결권 경찰 이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조 대표에 대한 비위 문제를 제기했고 조 대표 가족으로 뻗어 나갔다. 특히 입시비리 의혹은 불공정·불평등에 관한 이슈로 확대하면서 ‘조국 지지 여부’로 진보 진영이 양분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조 대표는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은 상태로 22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조 대표 가족은 모두 법적 처벌을 피해가지 못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조 대표보다 먼저 기소돼 선고가 나온 부인 정 전 동양대 교수는 1·2심에 이어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이번 선고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추가됐다. 딸 조민씨는 허위작성공문서행사·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조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은 오는 18일 열린다. 서울중앙지검은 조 대표의 아들 조원씨의 대학원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도 하고 있다.

이날 법원 앞에는 조 대표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수십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서로 “조국 무죄” “경사났다” 등을 외치며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조국혁신당 의원 10여명도 법원을 찾았다.

엄상필 대법관, 조국 부부에 모두 유죄 선고
서울대 법대 동기 이흥구 대법관 관여 안 해

조 대표에게 징역 2년, 정 전 교수에게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 원심을 확정한 주심 엄상필 대법관은 이미 한 차례 정 전 교수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엄 대법관은 2021년 8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전 전 교수에 대한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등 사건 2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조 대표에 대한 사건까지 맡게 되면서 엄 대법관은 조 대표 부부에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3부는 엄 대법관을 포함해 이흥구·오석준·이숙연 대법관 등 4명으로 구성된 ‘소부’다. 소부 재판에서는 주심 대법관 의견이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흥구 대법관은 이번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 조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기로 친분이 있어 심리 및 합의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법관은 2020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대표 사건이 대법원에 오면) 회피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부 사건은 대법관 3명 이상이 합의에 이르면 선고가 가능하다.

최강욱 ‘조국 아들 인턴 거짓말’ 유죄도 확정
‘정경심 재판 위증’ 전 서울대 직원 1심 무죄

조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하고 “실제 인턴 활동을 했다”고 거짓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전 의원도 이날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원에 대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 전 교수의 재판에서 조씨의 서울대 세미나 참석에 관해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김모씨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김택형 판사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Today`s HOT
미국의 폭설로 생겨난 이색 놀이 인도네시아의 뎅기 바이러스로 인한 소독 현장 인도네시아의 설날을 준비하는 이색적인 모습 휴전 이후의 가자지구 상황
가자-이스라엘 휴전 합의, 석방된 팔레스타인 사람들 다수의 사망자 발생, 터키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화재..
중국의 춘절을 맞이하는 각 나라들의 모습 각 나라 겨울의 눈보라 치고 안개 덮인 거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베를린 국제 영화제 위한 곰 트로피 제작 세계 지도자 평화와 화합 콘서트의 홍타오 박사 타이둥현 군 기지를 시찰하는 라이칭 테 대만 총통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