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담화에 시민들 “경악” “자기변호에 전파 낭비” “히틀러 보는 듯”

강한들 기자    김송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정치적·법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라고 주장한 데 대해 시민들은 “도대체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냐”며 분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마치 히틀러를 보는 것 같았다”는 반응까지 올라왔다.

시민들은 12일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보고 경악했다고 전했다. 직장인 송진혁씨(29)는 “참담하고 공포스러웠다”며 “어떻게 저렇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방어 논리만 만들 수 있냐”고 말했다. 대학생 전찬범씨(22)는 “국민이 원하는 탄핵을 ‘광란의 칼춤’이라는 비상식적 단어로 표현한 점이 혐오스럽고 역겹다”며 “나쁜 쪽으로 누구보다 일관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의 이유로 설명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 삼척시에 사는 김지영씨(52)는 “경고성으로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군대를 동원한다고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며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의혹이 있었다면, 대통령실에서 의혹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국민 전체의 여론을 모았으면 될 일인데 비상계엄을 대체 왜 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51)도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려고 해놓고 전기랑 물을 안 끊었다면서 장악 의지가 없었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며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변명할 증거를 남기는 것에 방송 전파를 낭비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통령실 압수수색이 불발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송씨는 “대통령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압수수색을 막았다”며 “여소야대의 국회 구성을 만든 것도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데, 자신이 자초한 상황에 협치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거부하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도 “민주화 이후 전례 없는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에게는 철저히 관대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폭거’라고 비난하는 이중잣대”라고 말했다.

X(구 트위터)에는 ‘윤석열 이XX’ ‘칼춤 이XX’ 등 격한 반응들이 실시간 트렌드 열쇳말이 됐다. 한 이용자(@qqxxxx)는 “대국민 사과는 1분 50초 하더니, 자기변호에는 10분 넘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m__xxxx)는 “오늘 퇴근하고 여의도 간다”며 “토요일에 갈 거니까 평일은 좀 쉬려고 했더니만 헛소리를”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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