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바이루 전 교육장관이 유력 후보군
새 총리 임명되도 정국 안정은 쉽지 않아
62년 만의 정부 불신임안 가결로 위기에 직면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르면 12일(현지시간) 새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인 르몽드는 11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12일 폴란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복귀한 뒤 이날 저녁쯤 총리 임명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후 당 지도부와의 회담에서 “48시간 이내에 총리를 임명할 것”이라고 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셸 바르니에 전 총리가 이끄는 연립 내각의 대변인이었던 모드 브레종은 이날 “대통령이 앞으로의 (총리) 선택 시간표에 대해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안정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5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발의한 정부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1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NFP, 극우 정당과 그 동조 세력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야당과 갈등이 빚으면서 바르니에 전 총리가 이끈 연립 정부가 의회의 불신임을 받게 된 것이다.
야당은 국정 혼란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압박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새 총리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결합한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은 총리 임명권을, 의회는 정부에 대한 불신임권을 가지며 서로 견제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유로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종합하면 차기 총리 후보로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민주운동당 대표와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 장관, 사회당 출신의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총리 등이 올랐다. 바이루 대표는 최근 마크롱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지만, 회담 내용은 유출되지 않았다. 교사 출신으로 올해 73세인 그는 앙리 4세의 전기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1986년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후 1993~1997년 교육장관을 지냈다. 2002년, 2007년, 2012년 각각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1차 투표에서 3~5위의 성적으로 낙선했다.
그러나 새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정국이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 의석 분포를 고려할 때, 다수당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떤 정당 출신의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불신임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7월 조기 총선에서 하원 최다 의석을 확보한 NFP 소속의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마틸드 파노 원내대표는 총리가 NFP 출신이 아니면 새 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