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자사 편입을 공식 선언했다.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시한 지 4년여 만이다.
대한항공은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에 8000억원의 잔금을 지급, 아시아나항공과의 신주 인수 거래를 종결했다. 앞서 지불한 계약금 3000억원과 중도금 4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을 지급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완료했다.
상법에 따라 대한항공은 납입 다음날인 이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3일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이날 대한항공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신임 대표이사 내정은 이달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관심이 큰 마일리지 전환 비율 등 통합 방안은 늦어도 내년 6월 중순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 승인받은 이후 고객에게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1 대 0.7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신용카드 적립 비율 등에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전문 자문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통합 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중복으로 취항해온 노선의 시간대를 다양화하고, 그간 국적 항공사가 운항하지 않았던 신규 노선에 취항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통합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사업량이 늘면서 필요한 인력도 자연스럽게 늘게 되고, 일부 중복 인력은 필요한 부문에 재배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기관 및 산업은행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며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관련 시정 조치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항공사의 합병 심사를 마무리한 공정위는 항공기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2019년 특정 노선에 공급하던 연간 좌석 수가 1만석이라면, 앞으로는 최소 연간 9000석 이상은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