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등 전날에 이어 비상계엄 사태 보도
통일부 “남한에 대한 주민 기대감 불식시키려”
“윤석열 정권 몰락은 ‘정치적 승리’로 선전될 것”
북한 매체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연이틀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소식 등을 전하며 ‘정치적 혼란’을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는 것이 북한 체제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대내·외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윤석열 괴뢰의 탄핵을 요구하는 항의의 목소리가 연일 고조되고 있으며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 등은 “윤석열 탄핵안 추진, 내란 범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촛불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신문 등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 지난 10일 국회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상설특별검사 수사요구안’ 통과 소식과 지난 11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 등을 담았다. 윤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됐고, 국무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고도 전했다. 신문 등은 윤 대통령이 ‘식물 대통령’이 됐다는 외신의 평가를 재인용하며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비상계엄 사태를 보도한 건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 소식 등을 보도하다가 지난 5일부터 중단했다. 전날 신문은 시민과 의원 등이 계엄군과 맞서는 장면을 제외하고 촛불집회 사진 21장을 지면에 실었지만, 이날은 사진은 보도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보도에 대해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 사회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불식시키는 것이 체제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외쳐온 윤석열 정권의 몰락은 북한에게 ‘정치적 승리’로 선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