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반국가 광란 세력으로 규정”…보수 텃밭 TK서도 ‘분노’

김현수 기자

“거대 야당 거짓 선동” “광란의 칼춤” 발언에 분노

TK시민·노동단체·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

대구 고등학생 “공정·상식 어디 있느냐”…시국선언

박정희 동상 세워진 영남대 “선배님, 내란 동조하지 마세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성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성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등의 요구와 관련해 “거대 야당의 거짓 선동”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대구·경북에서도 격양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고등학생 24명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선언도 나왔다.

대구참여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퇴진은커녕 국회와 국민을 반국가 광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면 대결을 선포했다”며 “수사기관은 어떤 수단을 막론하고 지금 즉시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만약 이번에도 탄핵 표결에 동참하지 않고 탄핵에 투표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함께 몰락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다. 내란동조 정당으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도 성명을 통해 “총칼로 국민을 위협하고 국회를, 정당을, 언론을 장악하려 들었던 자가 다시 한번 내란과 분열을 선동하고 있다”며 “단 한시도 대통령 자리에 머무르게 할 수 없다. 즉각 구속하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경북도당도 “대통령 담화가 거짓과 궤변으로 점철됐다”는 등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즉각 사퇴, 탄핵 찬성 동참 등을 요구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실패한 쿠데타가 내란행위가 아니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참담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이날 1919년 3·1운동 당시 거리로 나와 독립을 외친 신명고등학교의 재학생들은 시국선언을 했다. 대구에서 고등학생이 시국선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신명고 학생 24명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공정과 상식, 자유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느냐”며 “계엄군이 국회로 들이닥치고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이 마치 우리를 강압적으로 탄압했던 일제와 독재의 모습을 보는 것과도 같았다”고 했다.

이어 “역사책에서만 보던 ‘계엄’을 저희 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1919년 독립을 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학교 선배들이 나가 목소리를 냈다. 선배들의 뜻을 따라 목소리를 내 어둠을 깨뜨리려 한다”고 했다.

지난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진 영남대에서도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나왔다.

영남대 민주학생연대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등 117명은 시국선언을 통해 “누군가는 박정희 동상이 세워진 학교에서 시국선언을 하는 것이 우습다고 말할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지난 며칠간 민주주의 위기와 마주했다.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윤석열, 내란범을 탄핵하지 않고 국회의사당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이 지난 9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시민들이 지난 9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창길 기자

그러면서 영남대 졸업생인 국민의힘 주호영·김석기·이인선·김승수·조지연 의원을 호명하며 “모두 내란에 동조해 영남인들의 자부심을 짓밟는 행위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 윤석열의 내란죄를 인정하고 탄핵에 동의하길 요구한다”고 했다.

경북에서도 포항시국회의(포항 영일대)와 경북참교육동지회(안동 경북교육청), 영천시국회의(이만의 의원 지역구 사무실), 경산시국회의(영남대) 등이 ‘윤석열 탄핵 및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 등이 열렸다.

종교계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기독교 시민단체인 대구경북YMCA는 이날 대구YMCA 청소년회관에서 ‘정의로운 국가회복을 위한 대구·경북 시국기도회를 개최한다. 천주교대구대교구도 오는 13일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대구 시국미사를 열 예정이다.

대구지역 85개 시민사회단체·노동·정당 등이 연대한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대구시민시국대회 연다. 지난 4일부터 시작한 대구시민시국대회는 지난 8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집회에서는 주최측 추산 약 2만여명의 시민이 몰리는 등 매일 수천여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Today`s HOT
애들레이드 사이클링에 참가한 선수들과 우승한 다니엘 헨겔드 프랑스의 해안선 후퇴를 막는 산림청과 어린이들의 노력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상하이 EH216-S 헬리콥터 고베 대지진 30주년 된 일본, 희생자들을 기억하다.
모잠비크 다니엘 샤푸 대통령 취임식 100주년 파트너십 맺은 영국-우크라이나의 회담
산불 피해 학생들, 타 학교로 이동하다. 카불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휴정 기념회
주간 청중의 날, 서커스 공연을 보는 교황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겨울 산불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기념과 희생자 추모식 이란-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의 만남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