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글로벌 권역 본부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조되는 통상 환경 악화에 따른 대비책 마련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차기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비롯해 유럽, 인도 등 해외 권역 본부장들이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 모여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수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그룹 차원의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미주와 유럽, 인도 등 해외 권역 본부장들을 국내로 불러 회의를 연다. 해외 주요 지역별 판매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사업계획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고율 관세 부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미·중 패권 갈등, 중국 전기차 업계의 약진, 유럽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 중동 지역 전쟁,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모틸리티 분야의 격변 등 변수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핵심 권역 본부장만 참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북미·유럽·중남미·중국·러시아 등 9개 권역 본부장이 모두 양재동에 집결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기능 향상을 위해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와 함께 양사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에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보도도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며 “내년 경영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려면 특단의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뇨스 사장은 전날 국내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소통 강화에 나섰다.
무뇨스 사장은 “항상 겸손하고 무언가를 갈망해야 하고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한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갖춘 고품질의 차량을 아름다운 디자인과 함께 제공할 때 계속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어를 더 배울 것”이라며 “데이터와 퍼포먼스의 언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고 통역사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되므로 영어를 못하는 동료분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