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씨라 하겠다” “차분히 의미를 곱씹어보자”…윤 대통령 담화에 대혼돈 국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비판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비판하자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비상계엄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고 했던 것”이라고 강변한 윤석열 대통령의 12일 대국민담화에 국민의힘 내부가 다시 갈라졌다. 한동훈 대표는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며 탄핵 당론 찬성을 주장했다.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은 담화 자체에는 말을 아끼면서 친한계의 탄핵 찬성 기류를 비판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 담화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 전혀 예상 못 했다”며 “더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를 위해 모인 의원들 앞에서도 “지금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더 격하게 대통령 담화를 비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윤석열 그분 이야기는 하지 말라. 이제 윤석열씨라고 하겠다”고 담화를 비판했다. 그는 “제가 많이 인내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쌍욕을 할 정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담화 발표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납득할 수가 없다. 궤변이다”라고 했고, 김상욱 의원은 “참담하게 봤다. 반성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모습에 큰 실망을 했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앞서 14일 탄핵소추안 재표결 때 찬성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한계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에 비해 친윤계의 반응은 온도 차가 컸다. 담화 자체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차후 수습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신임 원내대표로 뽑힌 권성동 의원은 선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 담화에 대해 “얼핏 보니 본인이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소명으로 보인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 담화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차분히 그 의미를 곱씹어보자”고 적었다.

친윤계 의원들은 대신 한 대표 공격에 집중했다. 강승규 의원은 SNS에 “대통령 담화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차지하더라도”라고 하면서, 한 대표를 향해서는 “대통령과 우리 당에 선전포고하듯 과격한 주장을 쏟아낸 것” “당 대표 신분으로 경거망동”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한 대표를 두고 “함부로 내란죄 자백 운운하는 한동훈 대표의 언행은 가벼워도 너무 가벼웠다”고 말했다.

윤석열 비상계엄 내란 탄핵 한동훈 친윤 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