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소집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제명 및 출당 등 징계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12일 오후 10시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공지를 통해 “대통령에 대해 징계 절차 개시 등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실체 및 절차에 관해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직후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윤리위를 소집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이런 담화가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더 이상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 그 점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윤리위 소집 이유를 밝혔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당원에 대해 제명, 탈당 권유 등을 심의해 의결할 수 있다.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탈당 권유’의 경우 해당 징계 의결을 받은 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
친윤석열(친윤)계는 한 대표의 윤리위 소집에 반발했다. 대통령실 출신 강승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대표는 아직 탄핵 표결도 이뤄지지 않고 의원총회에서 숙의도 없이 윤리위만으로 대통령에 대한 ‘기습 제명’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지금 ‘당 대표의 권능’에 대해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출신 강명구 의원도 “집권여당의 현직 대통령 제명은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당 대표 혼자만의 즉흥적 판단으로 추진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으로서 현직 대통령을 제명한다는 것 자체가 당헌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당의 분열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