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서도 5명 찬성…‘박근혜·최순실 특검’ 두 배 규모 전망
상설특검 인력 흡수에 검경 수사까지 일원화될 가능성 커
네 번째 김건희 특검법도 통과…주가조작 등 15개 의혹 겨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제도적 자원을 끌어모아 윤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한 ‘윤석열 내란 특검법’(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적시한 이 특검법은 과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을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사팀을 꾸릴 수 있도록 했다. 4번째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내란 국정조사’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내란 특검법을 재석 283명 중 찬성 195명, 반대 86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반대 당론을 정한 국민의힘에서도 안철수·김예지·김용태·김재섭·한지아 의원 등 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특검법은 비상계엄의 배경부터 군부대 국회 투입, 정치인 및 시민단체 관계자 체포 시도 등 사태와 관련한 의혹을 수사하도록 했다.
내란 특검은 ‘매머드 특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검사 외에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파견공무원 80명 등 200여명을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가장 컸던 특검은 100여명 규모의 박근혜·최순실 특검인데 그 2배에 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내란 특검의 운영비·인건비 등 소요 비용은 2025~2026년 총 157억37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근혜 특검이 쓴 금액(54억8600만원)의 3배 수준이다.
내란 특검은 앞서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수사요구안이 통과된 상설특검의 수사 인력도 흡수하게 된다. 경찰·검찰의 내란 사건 수사도 특검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4번째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9·10월 3차례에 걸쳐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최종 폐기됐다. 이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명태균씨 파문으로 불거진 여당 공천개입 의혹까지 15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두 특검 모두 민주당이 주도권을 갖는다. 김건희 특검법은 민주당 등 야권에서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게 했다. 내란 특검법도 당초 원안은 정치인이 아닌 법원행정처장 등 법조계 인사들이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의석수가 가장 많은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가 각각 1명씩 추천하는 것으로 바꿨다.
국정조사도 추진된다. 민주당·혁신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6개 야당은 이날 국회에 ‘12·3 내란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국정조사는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실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