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말하는 듯한 이 영상이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다. 전날 ‘촛불행동’ 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이 영상은 ‘대통령담와 재구성’이란 제목으로 “윤석열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라는 글과 영상으로 시작된다.
이 영상은 전날 오전 윤 대통령이 했던 대국민담화문 발표 장면을 편집해 재구성한 ‘짜깁기’ 풍자 영상이다. 영상은 담화 발언을 짜 맞춰 “저는 오늘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저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이 된 것이다” “저는 나라를 망치려는 반국가세력 아닙니까?” “저의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행정과 사법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라고 윤 대통령이 말하는 듯하게 편집한 것이었다. 제목도 ‘대국민 담화’를 ‘담이 온다’는 뜻의 ‘담와’라고 명명해 풍자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가상으로 꾸며본 윤(석열)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을 떠오르게 한다. 지난 2022년 2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TV조선에 출연해 후보 방송 연설을 한 것을 짜깁기 편집한 것인데, “저 윤석열 국민을 괴롭히는 법을 집행해 온 사람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이 영상을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보고 지난 2월 경찰에 고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영상을 삭제·차단 조치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수사을 벌여 이 영상 제작자를 입건하고 지난 11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 영상을 유포한 5명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번 계엄 사태에서도 비슷한 영상이 유포되면서 수사기관이 이 영상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