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탄핵하라!”
13일 전국 19개 대학이 참여한 ‘비상계엄 대응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행동’(공동행동)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일대에서 전국대학생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계엄 관계자들의 엄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총궐기에는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KAIST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최정윤씨(24·서울대 경제학과)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정치색과 상관없이 크게 잘못한 일인데도 아직 수습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예산삭감을 말했는데, 정작 연구분야 예산을 삭감한 것은 대통령 본인”이라며 “혼란을 이어가지 말고 빨리 퇴진하라”고 말했다.
대학교 시험기간이라 곳곳에 태블릿PC를 켜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최서윤씨(19·연세대 경영학과)는 “사흘 뒤 시험”이라며 “공부도 해야 하고 시위도 나가야 해 대통령 때문에 너무 바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석유·가스전 탐사 시추 사업)처럼 석탄발전·원전 사업을 중시하는 줄은 몰랐다”며 “비상계엄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게 유일한 긍정적 요소 아닐까”라고 말했다.
집회에 앞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요구안 및 향후 대응 논의’에 관한 의결안을 투표에 부쳤다. 총회에는 총 2453명이 모여 정족수(1500명)를 넘어 안건이 상정됐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날 퇴진안을 가결한 뒤 행진으로 총궐기 집회에 참여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구민정씨는 “바위 같은 권력에 맞설 수 있겠나 하는 고통스러운 상상도 했지만, 권력에 맞서게 된다면 그건 제 자신이 고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고귀함을 짓밟는 권력에 또다시 비참해질지 모르지만 불의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학의 학생총회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는 전날 신촌캠퍼스 잔디광장에서 학생총회를 열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윤 대통령 퇴진요구안 의결의 안’을 투표에 부쳤다. 총 투표수 2733표 중 찬성 2704표, 반대 8표, 기권 21표로 퇴진요구안은 가결됐다. 앞서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5일 학생총회를 열고 ‘윤석열 퇴진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고려대 학생들도 6일 학생총회에서 ‘계엄 주동 세력의 반민주적 사태에 대한 고려대학교 학생 결의’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본교 학생사회의 후속 행동 논의’ 등 2개 안건을 의결했다.
고려대 재학생 유수진씨는 “국민 상대로 선전포고한 인간이 아직도 군 통수권을 쥐고 있다”며 “윤석열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하니 우리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