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태균씨 측 변호인이 제출했다는 황금폰을 포렌식하며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이 찾지 못했다던 황금폰의 행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12일 명씨 측 변호인이 제출한 황금폰(휴대전화 3대, 이동식저장장치 USB 1개)을 포렌식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16일부터 USB를 시작으로 분석된 자료를 선별하면서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다.
황금폰에는 2019년 9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사용된 것으로 정치인들과의 의혹을 밝혀낼 핵심 자료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는 대선과 지방선거,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당선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 등이 치러졌다. 휴대전화 등에는 음성, 사진, 동영상, 메시지 등 여러 형태로 저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과 명씨 변호인은 황금폰의 확보·제출된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특히 그동안 황금폰의 행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명씨는 구속 전부터 “지난 9월 24일 휴대전화를 처남을 통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명씨 처남의 소지품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을 뿐, 증거 인멸·은닉 등 피의자 신분으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지난 3일 명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휴대전화 기종과 USB의 모양(로봇)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증거 은닉교사 혐의를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황금폰 일부를 검찰이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후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전인 지난 12일 오후 명씨가 돌연 변호인을 통해 황금폰을 제출했다.
명씨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 제출 배경에 대해 “민주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명씨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과 통화하면서 ‘구속되면 12월 12일 변호인 접견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박 의원이 약속을 취소했다.
박 의원은 “약속을 깨뜨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접견신청을 했고 12일 열차까지 예매했으나 전날 창원교도소로부터 ‘해당 일에 접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며 “날짜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17일로 변경 신청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5일 한 라디오 시사방송에 나와 “명씨와 모르는 사이”라며 “당시 황금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명씨가 통화 내용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명씨 변호인은 황금폰 확보·제출하게 된 과정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황금폰을 변호인부터 제출받았느냐, 예전부터 확보해 놓았던 거냐’는 질문에 대해 검찰은 “일부 증거를 확보했다고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명씨 측 변호인은 “당시 휴대전화 3대, USB 1개를 제출했다. 예전에 (명씨로부터)받아 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황금폰 전달·제출 과정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