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이 시작됐다. 헌법재판소는 16일 첫 재판관 회의를 열고, 이 사건을 최우선으로 집중심리하기로 했다. 검찰·경찰 등의 수사 기록을 조기에 확보하고, 선임헌법연구관을 팀장으로 10명 규모 전담팀도 구성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헌재의 신속한 대응은 지당하다. 헌재 재판관 정원은 9명이지만 현재 3명이 결원이다. 헌재는 6인으로도 탄핵심판 심리와 변론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국회는 국회 몫 재판관 3인의 임명 절차에 속도를 내 늦어도 연내 9인 체제를 완성해야 한다.
이 탄핵심판의 쟁점은 지난 12월3일 심야에 윤석열이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실행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 여부다. 8년 전 ‘박근혜 탄핵심판’ 때 헌재의 사건 접수부터 선고까지는 91일이 걸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쟁점이 단순하고, 범죄 증거가 명확하다. 보수 성향 정형식 재판관이 주심을 맡지만,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단이 갈릴 사안도 아니다.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은 선포 행위 자체가 중대한 헌법 위반이고, 헌정 유린이다.
주지하듯 온 시민이 국회와 중앙선관위를 군 병력이 침탈하는 걸 목격했다. 비상계엄은 엄격한 요건과 법적 절차에 따라 발동·선포되고, 모든 과정을 문서와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만, 당시 윤석열이 주재한 국무회의부터 ‘날림’이었다. 윤석열은 사전에 군경 수뇌부를 불러 내란을 작당 모의했고, 사건 당일 특전사령관 등에게 전화해 “빨리 문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직접 지시했다. 계엄군의 불법체포 대상엔 국회의장과 여야 정치인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을 진행한 판사까지 포함됐다.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장악해 삼권분립을 완전히 무너뜨릴 계획이었던 것이다.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은 외환위기·금융위기 시절을 방불케 한다. 내수 침체로 민생은 최악이고 국가 재정도 거덜 나기 직전이다. 나라 바깥도 어지럽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가 격변의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한반도의 외교·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하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2·3 계엄을 국헌문란을 노린 내란으로 규정하고 수괴로 윤석열을 지목했다. 국방장관·경찰청장 등은 구속됐고, 윤석열의 소환조사·체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헌재는 엄정하면서도 신속한 심리로 윤석열을 단죄하고 작금의 혼란을 종식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도 비상계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소중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에 대한 헌재의 첫 회의가 열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