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경하 변호사가 17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동덕여대 조원영 이사장과 김명애 총장 등 7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고발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권정혁 기자
‘공학 전환’ 논의 문제로 대립했던 동덕여대 학교 측과 재학생·여성계 간의 갈등이 고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이 총학생회 등 학생들을 고소한 데 이어 학생들과 함께 시위에 나섰던 여성의당을 ‘외부세력’으로 지목하자, 여성의당은 17일 학교 측의 사학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여성의당은 이날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덕여대 조원영 이사장과 김명애 총장 등 동덕학원 관계자 7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고발을 대리하는 이경하 변호사와 동덕여대 재학생 일부가 참석했다.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동덕여대 학교 본부는 이사진의 수백억원대 배임 등 심각한 위법 행위에는 침묵·동조하면서도 문제 제기를 한 학생들에 대해서만 신속한 법정 대응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하 변호사도 “학생들을 고소할 시간에 학교 재산인 아파트에서 무상으로 수년째 거주하고 있는 친인척 교직원의 각종 수당을 200% 넘게 인상시키고 교비 회계를 부당하게 적용한 이사진부터 고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제출한 고발장에 동덕여대 학교법인의 수익·교육용 기본재산인 방배동·평창동 아파트에서의 친인척 무상 거주, 회의비·직책수당 과다 수령, 교비·판공비 등 배임·횡령 혐의 정황을 담았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장과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 측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지난 10일 동덕여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악의적 보도 및 댓글에 대해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교 측은 지난달 29일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학내 시위를 벌인 총학생회장과 학생들을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학교 측은 여성의당이 학내 시위에 개입한 ‘외부세력’이라고 지목했다. 이민주 동덕여대 교무처장은 “여성의당 관계자가 시위에 참석한 사진이 나왔다. CC(폐쇄회로)TV 동영상을 보면 작전을 하듯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재학생들이 이 처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17일 오전 여성의당은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덕여대 조원영 이사장과 김명애 총장 등 동덕학원 관계자 7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여성의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