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수리 뿌리(사진) 추출물이 알코올성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른 봄에 어린 순이 나오는 산나물 ‘어수리’의 뿌리 추출물이 알코올성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김윤나 교수 연구팀은 알코올성 치매에 대한 어수리 뿌리 추출물(HME)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어수리 뿌리 추출물을 고·저용량 투여한 실험군과 일반 대조군으로 실험쥐를 구분한 뒤 Y-미로 및 강제 수영 테스트를 진행해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어수리 뿌리 추출물을 고용량(200㎎/㎏)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단기 기억력과 공간 인지 능력, 우울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해마에서 신경보호 효과와 관련있는 BDNF(뇌 유래 신경영양인자), p-ERK1/2(세포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 p-CREB(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 단백질 발현이 늘어난 결과는 실험군 전체에서 나타났다. 또 간에 축적된 지방이 감소하고 알코올 분해 대사과정에 작용하는 주요 효소인 알코올 탈수소효소1(ADH1)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코올성 치매 치료에는 주로 중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메만틴을 사용하는데, 알코올 섭취 욕구를 줄이고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간질환이나 신장기능 장애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약물 사용이 위험한 환자나 질환 초기 단계의 환자들에게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체 약물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알코올 섭취와 관련된 인지 문제에 신경보호 및 지질대사 효과가 관련된다는 점에 착안해 전통 한의학에서 신경통과 염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어수리 뿌리 추출물을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김윤나 교수는 “어수리 뿌리 추출물은 한의학에서 흔히 통증과 염증 치료에 사용됐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밝혀져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알코올성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의학 임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