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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들 죽이는 울타리, 제발 없애주세요”

입력 2024.12.18 21:42

수정 2024.12.1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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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사 모임 주최…전국 35개 학교 참여 첫 공동수업

환경부·국가유산청 향해 “보호” 호소 엽서 쓰기 등 진행

강원 강릉 성덕초 1학년 4반 학생들이 멸종위기 산양 보호를 위해 작성한 엽서.

강원 강릉 성덕초 1학년 4반 학생들이 멸종위기 산양 보호를 위해 작성한 엽서.

“산양아, 사라지지 마.” “울타리를 없앱시다. 아니면 내년엔 산양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발요.”

강원 강릉시 성덕초등학교 1학년4반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 담긴 글귀들이다. 엽서에는 지난해 겨울 1000마리가 넘게 죽어간 산양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이 담겨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와 폭설 등으로 인해 산양이 멸종되지 않도록 하려면 지금이라도 울타리를 없애야 한다는, 어른보다 나은 통찰이 적혀 있다.

18일 오전 성덕초 1학년 학생 17명을 포함해 전국의 35개 학교, 100여개 학급에서는 멸종위기 포유류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의 떼죽음과 앞으로 필요한 보호 조치에 대한 공동수업이 실시됐다. (사)자연의벗과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환생교)이 주최한 이날 수업처럼 특정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전국 단위의 공동수업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원 강릉 성덕초 1학년 4반의 한 학생이 멸종위기 산양 보호를 위해 엽서를 작성하고 있다. 최규서 성덕초 교사 제공

강원 강릉 성덕초 1학년 4반의 한 학생이 멸종위기 산양 보호를 위해 엽서를 작성하고 있다. 최규서 성덕초 교사 제공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 사이 강원 인제와 화천, 양구 등 민통선 주변 지역에서는 적어도 1042마리의 산양이 폐사했다.

폭설 영향도 있었지만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은 산양 등 야생동물 서식지를 파편화시킨 ASF 차단 울타리, 환경부와 국가유산청의 무책임한 태도로 이 같은 희생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동수업은 산양 영상과 노래, 산양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 등을 담은 유튜브 라이브 화면을 시청한 뒤 각 학급별로 개별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덕초 1학년4반은 2교시에 걸쳐 유튜브를 본 뒤 환경부 장관·국가유산청장 등에 엽서 쓰기, 산양 그림 그리기와 말풍선 채우기 등의 수업이 진행됐다. 공동수업에 참여한 다른 초·중·고등학교 학급에서도 이와 비슷한 활동이 있었다.

학생들과 함께 공동수업에 참여한 최규서 성덕초 교사는 “학생들 모두가 산양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면서 “전 지구적으로는 북극곰이 (기후위기에 따른) 멸종위기종의 상징이라면, 한국에선 산양이 상징적 동물이라는 반응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이 ASF 차단 울타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엽서에 울타리를 꼭 없애야 한다는 내용을 적은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자연의벗과 환생교가 마련한 공동수업 영상 ‘사라지지 말아요 산양, 유퀴즈 산양!’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오창길 자연의벗 이사장은 “산양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선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것을 학생들과 공유하기 위해 환생교와 함께 공동수업을 준비했다”며 “환경부와 국가유산청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산양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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