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정서진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성동훈 기자
발전소들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도입된 용량요금제도가 일부 발전소들이 초과 수익을 올리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9일 국내 기후단체인 기후솔루션이 공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력시장 용량요금제도 개선 및 한국형 용량시장 도입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계·연구기관 소속 전문가 19명 중 89.5%가 현행 용량요금제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입수한 것이다.
용량요금제도는 발전소들이 전력을 공급할 준비 상태를 유지하도록 고정비용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전력 상황에 따라 발전소들이 순발력 있게 발전을 해서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동시에 예비 전력을 제공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력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발전소에 보상을 해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과도하게 인상된 기준용량가격, 즉 지나치게 높은 보상금으로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특히 일부 발전소들이 일부러 큰 발전기를 설치해 초과 수익을 챙기려는 편법 사례들도 확인된 적이 있다. 일부 가스화력발전소들이 사업허가 용량을 초과하는 출력을 내는 대형 발전기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추가 용량요금을 챙기는 등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이에 따라 법을 준수한 발전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러한 편법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전문가들은 용량요금제도를 시장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해 용량요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발전소들이 필요 용량을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공급해야 하며, 이에 따라 적정 보상을 받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용량요금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통해 어떤 식으로 요금이 책정되었는지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장혁 기후솔루션 에너지시장정책팀 연구원은 “현행 용량요금제도는 다수의 가스발전사에게 과도한 용량요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면서 가스발전 설비를 지나치게 확대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면서 “이는 전력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전력시장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