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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몰랐던 세계를 직시하러

입력 2024.12.19 20:11

수정 2024.12.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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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수평선 너머, 몰랐던 세계를 직시하러

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 정지인 옮김
북하우스 | 928쪽 | 3만5000원

배리 로페즈(1945~2020)는 평생 여행자였다. 아프리카, 태평양, 호주는 물론 북극, 남극까지 안 가본 곳이 없다. 물론 이국적인 웰컴 드링크가 손님을 맞이하는 호화 리조트를 찾은 것은 아니다. 로페즈에게 여행은 과거의 자신에게 도전하는 과정이었다. “여행은 과거부터 이어진 상식을 수정하고 선입관을 떨쳐버리도록 자극한다. 또한 우리의 정신이 맥락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고, 인류에 관한 절대적 진실의 독재에서 정신을 해방한다.”

<호라이즌>은 로페즈가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책이다. 삶의 오랜 시기에 걸쳐 여러 번 가본 곳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풀어냈다. 로페즈가 1980년대 중반 찾은 북극 지역의 사람, 동물은 험준한 환경에서 생존하느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석유 탐사와 채굴이 활성화된 이후엔 전혀 다른 종류의 고난이 지역을 휩쓸었다.

아프리카에선 식민주의의 흔적을, 남극 대륙에서는 과학자들의 고투를, 북극 지역에선 선사시대 사람들의 용감함을 읽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인류학, 지질학, 생물학, 정치학을 아우르는 여행기가 된다.

로페즈는 서두에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한다. “여행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살갗을 바꾸는 일이다.” 오른쪽 눈알이 뽑혀나간 울음참매가 굴하지 않고 사바나의 사냥감을 노려보는 모습을 관찰했을 때, 산타크루스섬 푸에르토아요라의 바다를 잠수해서 새끼를 돌보는 보리고래를 만났을 때 그런 일이 생긴다.

물론 일반적인 여행자가 따라 할 수 있는 여정은 아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하고 기묘한 여행도 아니다. 여행지의 문화적·정치적 맥락에 대해 깊게 사전 연구하고,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보다 깊게 사색해야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지구의 아름다움과 잔혹함, 그 위에 흔적을 남기며 생존한 사람에 대한 경의와 비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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