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사주한 남편 고발한 여성이 말했다 “온 사회가 증인 되어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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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지젤 펠리코가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전 남편 도미니크에 징역 20년이 선고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강간 사주한 남편 고발한 여성이 말했다 “온 사회가 증인 되어 줄 것”

입력 2024.12.20 10:52

수정 2024.12.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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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남성 50여명 불러 아내 성폭행

주범인 전 남편 징역 20년, 공범들도 징역형

아내에게 몰래 약물을 먹인 뒤 다른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 강간을 저지르게 한 프랑스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남편의 범행을 공개 고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지젤 플리코(72)는 사회 전체가 이 사건의 증인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강간 사주한 남편 고발한 71세 프랑스 여성…“나는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아비뇽 법원은 이날 선고 공판에서 지젤의 전 남편인 도미니크 플리코(72)가 과거 자신의 아내를 약물에 취하게 만들어 수십명에게 성폭행을 사주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이 같이 선고했다. 징역 20년은 프랑스에서 강간죄에 선고될 수 있는 최고 형량이다.

19일(현지시간) 지젤 펠리코가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전 남편 도미니크에 징역 20년이 선고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지젤 펠리코가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서 전 남편 도미니크에 징역 20년이 선고된 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수십년 간 성폭행을 겪은 지젤은 이날 방청석에서 선고를 지켜봤다. 이날 법정 앞은 지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은 지젤이 법정으로 향하자 손뼉을 치며 “고마워요 지젤”이라고 외쳤다.

지젤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재판에 꾸준히 참석해왔다. 그는 직접 법정에 나와 성폭행 가해자인 전 남편과 50명의 공범을 마주한 채로 자신이 겪은 일들을 고발했다. 프랑스에서 성범죄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젤은 “부끄러움은 가해자들의 몫이어야 한다”며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이후 지젤은 ‘여성 폭력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재판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 출석해 선고 공판을 보고 있는 지젤 플리코의 모습과 그의 증언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그린 스케치.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 법원에 출석해 선고 공판을 보고 있는 지젤 플리코의 모습과 그의 증언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그린 스케치. AFP연합뉴스

지젤의 전 남편이자 주범인 도미니크 플리코는 아내의 술잔에 몰래 약물을 타 의식을 잃게 한 다음 인터넷 채팅으로 익명의 남성들을 집에 초대하고, 이들에게 아내를 강간하도록 사주해 불법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1년부터 약 10년 동안 이런 범행을 92차례에 걸쳐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미니크의 제안에 응해 지젤을 성폭행한 공범들도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범행 당시 이들의 연령은 22세부터 74세였고, 트럭 기사, 군인, 소방관, 농부, 언론인 등 직업도 다양했다. 이들 대부분은 재판에서 지젤이 약에 취한지 몰랐다거나 부부의 ‘성적 판타지’를 위한 놀이인 줄 알았다고 발뺌했다. 수사 당국은 가해자를 총 72명으로 보고 있으나, 나머지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아비뇽 법원 앞에서 한 지지자가 “지젤 펠리코, 당신의 용기에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아비뇽 법원 앞에서 한 지지자가 “지젤 펠리코, 당신의 용기에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공범 전원은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량인 3∼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일부는 수감된 채로 수사 및 재판을 받아 선고받은 형기를 거의 채운 상태다.

지젤은 이날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는 “재판은 정말 힘든 시련이었다”면서도 “재판이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온 사회가 여기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의 증인이 돼 주기를 바랐고 그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해 준 시민들의 메시지가 “계속 나아갈 힘을 주었다”면서 “나는 알려지지 않은 모든 희생자들을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젤은 도미니크와 이미 이혼한 상태다. 그러나 손주들이 플리코라는 성씨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며 재판 과정에서 자신도 전 남편의 성을 그대로 썼다.

▼ 최혜린 기자 cherin@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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