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입 정보사 대원들 야구방망이까지 검토”…정보사 정모 대령 변호인

이예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몰고 온 트랙터들이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사진 크게보기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몰고 온 트랙터들이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후 국군정보사령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야구방망이’ 사용까지 검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군정보사령부 정모 대령의 법률 자문인 김경호 변호사는 2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 공장’ 인터뷰에서 “정보사령부가 선관위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두건 뿐 아니라 야구방망이 사용을 검토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어준씨가 “(선관위 직원을) 케이블 타이로 묶고 두건을 씌우고 이렇게 지시한 것 외에 더 없냐”고 묻자 김 변호사는 “진술 내용을 보니 야구방망이가 적혀 있었다”며 “아마 저항을 하면 제압하는 용도이지 않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김씨가 “야구방망이를 구입했다고요?”라고 재차 묻자, “진술서에 그렇게 적혀있다고 말씀드린 것 뿐”이라 답했다.

앞서 정 대령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선관위 직원들을 특정 장소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케이블 타이·마스크·두건 등을 사용하는 방법까지 검토했다고 시인했다. 김 변호사가 지난 20일 “정 대령이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 및 행동에 대해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며 배포한 ‘제공한 진술서에 기초한 법률 의견서’에 따르면 정 대령은 경찰에 이러한 내용을 진술했다고 한다.

정 대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모 대령 등과 함께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에서 계엄 계획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경찰은 당시 노 전 사령관이 참석자들에게 “계엄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거나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선관위 서버 확보 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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