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직업은 마케터?…황금폰 “그 자리에 뒀다”

김정훈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23일 자신의 직업을 ‘프리랜서, 마케터’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언론 매체나 정치인, 평론가들은 명씨에 대해 정치 브로커, 거간꾼, 협잡꾼, 사기꾼 등으로 꾸밈말을 붙여 불러왔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씨 등 5명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첫 공판에는 김영선 전 국회의원, 명씨가 마스크를 쓰고 직접 출석했다.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과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B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인적 사항 등을 확인했다. 명씨는 직업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프리랜서”라고 대답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마케터”라고 말했다. 명씨의 답변은 자신이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판에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계산된 답변으로 보인다. 명씨가 본인의 직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직업을 “변호사”라고 대답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의 세비(8070만 원)와 예비후보 2명의 돈(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명씨 변호인은 이날 “김 의원에게서 받았다는 세비는 자신의 급여, 선거비용 반환 보조금을 받은 것”이라며 “명씨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소장에 적시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 준비기일은 1월 20일 오후 3시에 속행된다.

이후 명씨의 보석 청구 심리가 비공개로 이어졌다. 명씨는 지난 5일 증거 인멸 및 도주 염려가 없는 점,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법원에 보석 허가를 청구했다.

명씨 측은 법원이 명씨 구속 사유로 든 증거인멸의 염려가 사라졌다며 보석이 허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에 대해 “(황금폰을) 기존 그 자리에 그대로 뒀다”면서 “법리적으로 황금폰을 인멸한 본인(처남)은 처벌을 안 받는데 자신(은닉교사한 명씨)은 처벌받는 게 부당하다”고도 말했다.

명씨는 그동안 “처남을 통해 버렸다”던 황금폰(휴대전화 3대, USB 1개)을 지난 12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중이다. 황금폰에는 문자·카톡·텔레그램 등 3종류의 파일만 15만 5000개, 전화번호만 8만 8000개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리를 마친 후 명씨 변호인은 황금폰을 둔 장소에 대해 ‘그 자리가 어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보석 허가 결정은 보통 1주일 내외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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