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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크리스마스트리

오래전, 독일 유학 시절에 크리스마스트리 판매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 친구와 함께 대형 슈퍼마켓 입구에 좌판을 벌였다. 전나무, 독일가문비 등 다양한 나무를 판매했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보다 용돈벌이가 더 중요했던 젊은 날.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거리며 크리스마스트리를 팔던 일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 신화적 뿌리가 인도게르만족의 우주수인지, 기독교 문화의 생명수인지, 또는 전혀 다른 유래인지 아직 결정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고대 게르만의 표상에 대한 기억’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게르만족 사이에서 한겨울에 푸른 나뭇가지를 가지고 축제를 벌이던 풍습이 일찍부터 전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에서 ‘거룩한 밤’을 뜻하는 성탄절(Weihnachten)은 옛날 동지제(冬至祭)나 고대 북유럽 겨울 축제인 율 축제(Julfest)에서 유래된 것으로 본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꽃, 과자, 사탕 등을 장식했다는 공식 기록들은 대략 16세기 중반부터 등장한다. 구교권에서는 새로운 풍속이 더디게 퍼져나갔지만, 상류층 프로테스탄트 사이에서는 급속도로 받아들여졌다.

괴테는 학생 시절인 1765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으로 불빛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접했다. 그는 ‘성탄절’이란 시에, “반짝이는 나무, 눈부신 나무, 달콤한 과자가 온 가득, 현란하게 움직이고, 노소(老小)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그런 축제가 우리에게 선사되었네, 놀라서 아래위로 쳐다보고, 몇번이고 거듭해 이리저리 쳐다보네”라며 크리스마스트리에 감동된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도 크리스마스트리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1775년 독일 바이마르 공국의 재상으로 있던 그는 궁정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소개했다. 당시 가톨릭교회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이교의 상징으로 간주해 꺼렸다. 그러나 괴테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바이마르 궁정에 설치하면서 새로운 풍습이 조금씩 받아들여지기 시작해, 일반 가정의 거실에도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괴테는 크리스마스트리 대중화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처음 세워진 것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2년이었다.

200여년 전 괴테가 감격했던 크리스마스 과자가 이제는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진화했다. 그만큼 우리 마음도 풍요로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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