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22년 3월경 녹음 내용 공개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의 관계를 거론하는 녹취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명씨는 윤 의원이 자신에게 외교부 장관 임명과 관련된 청탁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날 “내란 사태 발발로 공개하지 못했던 ‘명태균 녹취’ 가운데 윤 전 의원과 관련된 내용 일부”라며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통화는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뒤인 2022년 3월 중순쯤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해당 통화에서 “윤상현과 아까 통화를 했는데, 내가 ‘원내대표 나가 있어’ 그랬더니 자기가 무슨 외교통상부에 13년이 됐고 무엇이 어떻고 막 떠들다가 내가 ‘잘 모르겠고 그냥 원내대표 나가라’니까 그랬더니 나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활동을 약 13년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명씨는 “(윤 의원이) 내 보고 ‘형수한테 이야기 좀 잘해주라’ 카대”라며 “안 그래도 ‘4시에 만나러 가요’ 그랬더니 ‘니 말 믿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윤 의원)도 급하다 급해. 내게 외교통상부 이력만 얘기해서 뭐 하나”라며 “외교통상부 장관은 원희룡이도 하고 싶어 죽을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통화 기록과 관련해 “명태균이 김 전 의원에게 전한 윤 의원 관련 언급은 윤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친밀한 관계로 미뤄볼 때 거짓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두 사람의 통화 이후인 4월 8일 실시됐다. 윤상현 의원은 출마가 거론됐으나 막판에 불출마로 결정했다.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외교부장관을 원했다는 건 완전히 낭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입각 이런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외교부장관을 원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