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 논란’ 텔레그램 “올해 사상 첫 순이익 달성”

배문규 기자
한 텔레그램 이용자가 앱을 실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텔레그램 이용자가 앱을 실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각종 범죄에 악용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수익화에 나선 지 3년 만에 첫 순이익을 달성했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에서 올해 텔레그램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넘는 연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무료 서비스였던 텔레그램은 2021년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와 광고를 도입해 수익화 모델로 전환했다. 두로프 CEO는 이를 통해 텔레그램이 가지고 있던 20억달러의 빚 중 상당 부분을 갚으며 올해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전 세계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10억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4.99달러인 유료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이용자 수는 1200만명에 달하며, 매출의 절반 이상이 광고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텔레그램의 기업 가치는 3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2013년 두로프 CEO가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창업한 텔레그램은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와 보안성을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았으며,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마약 밀매, 조직범죄, 테러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유포의 근원지로 지목됐다. 텔레그램 측은 이용자 익명 보장을 이유로 각국의 범죄 수사 협조 요청도 거부해왔다.

지난 8월 프랑스 당국은 두로프 CEO를 온라인 성범죄 등 각종 범죄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결국 그는 문제적 콘텐츠를 차단하고 범죄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가 직면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텔레그램을 좀 더 ‘온건’하게 만들어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려 한다는 추정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지난 9월 방송통신심의원회 요청에 따라 성범죄 영상 등 불법정보 차단·삭제에 나서고, 경찰 등 국내 당국과 업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달 국내 텔레그램 월간 이용자 수는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328만명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부터 며칠 동안 텔레그램 신규 설치가 크게 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신 검열 우려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망명’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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