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그늘 속 노동자에도 ‘후원 햇살’ 쨍쨍

입력 2024.12.24 21:42

수정 2024.12.2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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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전태일의료센터 하루 2억 이상

접속자 몰려 한때 홈피 마비

한화오션 투쟁 후원금도 ‘쑥’

24일 오전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 후원 홈페이지에 표시된 모금 현황.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남태령 대치’ 등에서 시민 연대의식이 확산하면서 노동운동 현장에도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후원을 받는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위원회에는 지난 23일 하루에만 2795건(약 2억9790만원)의 후원이 몰렸다. 22일에도 2727건(약 2억7820만원)이 들어와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전태일의료센터는 영세사업장·비정규직 등 의료 취약 노동자들을 위한 의료센터를 표방한다. 민간 공익병원인 녹색병원과 원진재단, 민주노총등이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건립위는 공사비 190억원 중 50억원을 시민 모금으로 마련하는데, 이날 기준 개인 1만6047명과 단체 277곳이 28억6000만원(57.0%)을 후원했다. 지난 11월18일 기준 17억1200만원(34.2%)이던 후원금이 탄핵 정국을 거치며 부쩍 늘었다. 건립위는 완공될 병원 벽돌에 후원자의 이름을 새기기로 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연대의식이 살아 있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대가 젊은 친구들을 통해 이뤄진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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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등에 쏟아진 후원 물결은 투쟁·농성 노동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원청 교섭 등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2년 가까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의 후원금 마련 김 판매 사업에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년 가까이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김 판매도 하루 1~10건씩 팔리던 것이 지난 22일 58건으로 늘었다고 금속노조는 전했다.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기금 후원도 지난 21일 7건에서 23일 400여건으로 급증했다. 시민들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남태령에서 온 소녀’ ‘감기 조심하세요’ 등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보냈다.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은 “서울에서 단식투쟁을 하던 중 계엄이 선포되면서 목표한 일을 하나도 못하고 내려왔는데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하다”며 “이런 역동성이 사회를 더 정의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데까지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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