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절차의 부당성 받아들이지 않아
권 씨가 추가 법적 대응 할 가능성 커
권도형 씨가 지난해 6월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비예스티 제공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돼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씨가 인도 결정 권한의 법적 문제를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이 기각됐다. 이번 기각 결정으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가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현지 매체인 비예스티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24일(현지시간) 권씨의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헌재는 권씨가 주장한 범죄인 인도 절차의 부당성과 법률 해석 오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이날 결정문에서 “유럽 인권재판소의 판례에 따라 법률 해석은 일반 법원의 권한이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개입하지 않는다”며 “권씨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가족생활권이 충분히 보장됐다”고 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절차는 재개될 예정이다.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인 보얀 보조비치가 송환국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그는 현재까지 송환국에 대한 구체적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현재로선 미국 송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익 관점에서 몬테네그로 정부가 한국보다는 미국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있고, 하급심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해 대검찰청이 대법원에 두 차례나 이의 제기를 한 점을 고려하면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권씨의 미국행을 원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씨 측은 법원에 한국행을 요구해 왔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여서 100년 이상 징역형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권씨의 범죄인 인도 재판과 관련한 13번째 법적 결정이다. 하지만 권씨가 추가로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이 커 송환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권씨는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약 50조 원에 달하는 피해를 초래한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다. 폭락 사태 직전 싱가포르로 출국한 후 잠적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체포돼 4개월간 수감됐고, 형기를 마친 후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