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으로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암세포로 변질될 경우 정상적인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국가건강정보포털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할 때 나타나던 합병증과 이식거부반응 등의 위험을 크게 줄인 치료법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항암제인 플루다라빈을 저용량으로 3일간 투여하는 방법으로 생존율은 높이고 재발률은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혈액내과 김정아 교수 연구팀은 이식 후 시클로포스파미드(PT-CY) 기반 조직적합항원(HLA)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치료에서 저용량 3일 플루다라빈 요법의 효과를 제66차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해당 치료법을 적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2021년부터 3년간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백혈병 등 혈액암에 걸려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가 비정상적 암세포로 변질·증식할 때 흔히 골수이식이라 불리는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시행한다. 과거에는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사람과 이식받는 환자의 조직적합항원이 100% 일치해야 안전한 이식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으나 완전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현재는 조직적합항원이 50%만 일치하는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해져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처럼 50%가 일치하는 가족에게 이식하는 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식된 조혈모세포가 이식받은 환자의 몸을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같은 합병증이나 이식거부반응 등의 위험이 높아 장기 생존률은 10%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식 후 시클로포스파미드(PT-CY) 치료법을 적용해 문제를 상당히 개선했으나 여전히 재발률이 높은 등의 한계가 남아 있어 연구진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연구진은 전처치 요법으로 사용되는 플루다라빈의 용량을 조절하면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들에 적용했다. 그 결과, 플루다라빈을 저용량으로 3일 투여한 환자군에서 2년간 병이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비율(69.8%)은 같은 약제를 5일간 투여한 환자군(22.2%)보다 크게 상승했다. 또한 재발률 역시 3일 투여 환자군(5%)이 5일 환자군(33%)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저용량 플루다라빈 요법을 적용한 환자가 기존 요법을 시행한 환자보다 면역기능이 더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에 이같은 차이가 나타났을 것으로 봤다. 김정아 교수는 “3일 플루다라빈 요법은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이식 전 치료법으로 이식 후 환자의 면역 상태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의 재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을 보여줬으며 향후 치료 방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