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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개혁 주역’ 만모한 싱 전 총리 별세

입력 2024.12.27 08:28

수정 2024.12.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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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23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인도 구와하티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09년 4월23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인도 구와하티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년 이상 공직에서 일하며 인도 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 만모한 싱 인도 전 총리가 뉴델리에서 26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2세.

AP통신에 따르면 싱 전 총리는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숨졌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싱 전 총리가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면서 그가 “노인성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1970년대부터 인도 정부의 수석 경제고문, 중앙은행 총재 등을 역임한 촉망받는 경제학자였다. 1991~1996년에는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며 사회주의 경제체제였던 인도를 시장경제 체제로 바꾸는 개혁을 추진한 주역으로 꼽힌다.

2004부터 10년간 인도 총리를 지낸 고인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47년 이후 최초로 선출된 비(非)힌두교 총리였다. 고인은 인도 북부의 시크교 도시인 암리차르 출신으로, 인도 내 시크교도 인구는 2%에 불과하다. 총리로 재임하는 동안 고인은 전 세계 금융위기 파고 속에서도 연평균 8%가 넘는 기록적인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고인의 대표적인 외교 성과로는 2006년 합의 뒤 2008년 공식 발효된 미국-인도 간 핵 협력 협정 체결이 꼽힌다. 조지 부시 당시 미 행정부와 체결한 이 협정은 인도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핵기술과 연료를 제공받는 게 골자다.

이 합의로 30년 만에 미국과 민간 핵기술에 대한 평화적 거래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1998년 인도의 핵실험 등으로 냉랭했던 미-인도 관계가 ‘동맹’으로 태동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공직 근무 기간 내내 겸손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쌓아 여전히 많은 인도 시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임기 후반에는 소속 정당인 국민의회당 내부에서 정치 갈등과 부패 스캔들이 불거져 비판을 받기도 했고, 그 결과 2014년 총선에서 현 총리인 나렌드라의 인도국민당(BJP)에 참패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고인이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며 “재무장관 시절을 포함해 우리 경제정책에 강력한 영향을 줬고, 총리 시절에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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