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군정보사령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체포조’가 준비한 송곳(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대, 포승줄, 망치,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등 체포 도구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제공
야구방망이에 망치, 드라이버, 케이블타이와 포승줄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됐던 계엄군이 준비한 도구 실물이 공개됐다. 야구방망이 등 사실상 무기로 보이는 위협·타격용 도구부터 직원들을 잡아가두기 위한 도구들이 다수 확인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되면서 들고 갔던 도구들을 공개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민간인 신분이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에게 중앙선관위 등을 장악해 전산자료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정보사 병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중앙선관위를 장악했고, 방첩사와 특수전사령부 병력이 중앙선관위 등으로 출동해 선관위 서버 반출을 시도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도구들은 정보사 요원들이 준비해 간 것들이었다.
포승줄과 안대, 케이블타이는 직원들을 납치·감금하는 데 쓰일 것들로 추정됐다. 야구방망이와 망치 등도 눈에 띄었다. 송곳과 니퍼, 드라이버 등은 서버 반출을 위한 장비로 보인다.
검찰은 이 준비가 지난 1일과 3일 두 차례 이뤄진 경기 안산시 패스트푸드점 회동에서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 등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모의해 실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사령관은 계엄 선포 전 고모 정보사 계획처장에게 중앙선관위로 출동하게 하고, 고 처장이 보내온 중앙선관위 조직도를 보고서 체포·감금할 선관위 직원 30여명을 최종적으로 정했다. 정모 대령은 정보사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면서, 포승줄 등으로 묶고 얼굴에 복면을 씌운 후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대령 측 변호인은 지난 20일 대국민 사과 입장을 내고 “선관위 직원들의 사실상 자유를 박탈하는 수단(필요시 케이블타이 논의)까지 검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