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시 담겼을까···검찰 ‘김용현 폰’ 재확보, 30일 포렌식 들어간다

김상범 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사태 당일인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내란 주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휴대전화를 압수 방식으로 재차 확보했다. 검찰은 오는 30일 해당 휴대전화 포렌식에 착수할 예정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 전 장관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뒤 지난 26일 영장을 집행해 해당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직접 국회 장악·주요 인사 체포 등의 지시를 받았다는 군 지휘관 진술 등을 교차 검증하기 위해 물적 증거 보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휴대전화에 대해 오는 30일 포렌식 선별작업을 하기로 하고 김 전 장관 측에 참관을 통보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지난 8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을 때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의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작업이 이뤄질 때 김 전 장관 측에서 검찰이 위법한 증거 수집 시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절차가 중단됐다.

이에 검찰은 해당 휴대전화를 김 전 장관에게 반환하는 대신 영장을 통해 재확보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는 가운데, 검찰은 휴대전화를 통해 앞서 계엄군 지휘관들이 진술한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적 증거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메신저 등을 통해 김 전 장관에게 직접 내렸거나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 있는지, 김 전 장관이 지휘관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김 전 장관 기소와 관련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전화해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또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에게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의 체포·구금을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발표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 기소 이후에도 이 같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지시의 실체를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소를 앞둔 군 지휘관들의 혐의 다지기를 위한 증거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편, 김 전 장관 변호인인 유승수 변호사는 “앞선 검찰의 포렌식 과정에서 검찰이 휴대전화의 성상(성질과 상태)에 변화를 가해 변호인단의 이의제기에 따라 압수 절차가 종료됐는데, 이를 숨기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휴대전화를 불법 압수했다”며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준항고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 처분을 당한 이가 불복할 때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청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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