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다가 외벽을 충돌해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에 대해 소방당국 등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일인 29일 아침 제주항공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한순간에 목숨을 잃은 사망자를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참사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 공유를 자제하자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하나 같이 “믿기지 않는다”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대전에 사는 하모씨(29)는 “여객기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엔 다른 나라에서 사고가 났다는 줄 알았다”며 “국내 항공사에서 이렇게 큰 사고가 날 줄 몰랐는데 제주항공이라는 말에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초 제주항공 타고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는데 저가 항공기 타기가 무섭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주경은씨(28)도 “사고 영상을 보니 갑자기 ‘펑’하면서 불이 나길래 너무 놀랐고 충격이었다”며 “무안공항이 활주로가 짧다는 얘기나 정비 미숙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혹시 안전불감증에 원인이 있었던 건 아닐지 원인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주에 연말이라 휴가를 다녀왔는데 사고를 당한 사람들도 저처럼 휴가 다녀온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뉴스를 볼 때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나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엑스(X·옛 트위터)에 “무안공항은 유일한 호남 지역 국제공항이라 여행사 통해서 가는 전세기가 많은데, 가족·친지 단위로 여행 다녀오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거나 “무안공항을 꽤 이용해 왔는데,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인명 사고를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말자”며 SNS 등에 이번 사고 영상을 공유하는 걸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노골적인 참상의 이미지를 그대로 퍼뜨리는 것은 인명사고가 대중에게 스펙터클로만 소비되게 만들고 보는 사람들에게도 간접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사고 영상은 되도록 알티(공유)하지 말자”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날 오전 9시7분쯤 제주항공 항공기가 무안공항에 동체 착륙을 시도했지만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항공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전남소방본부는 무안공항 청사에서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