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예정된 ‘내란 공범’ 군 지휘부 기소···윤석열 혐의 더 뚜렷해진다

최서은 기자
국군의날인 지난 10월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사열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군의날인 지난 10월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사열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 27일 구속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요 피의자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다. 이번주에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포함해 4명이 기소를 앞두고 있다. 군·경찰 핵심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체포 등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만큼 이들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과 향후 형사재판을 통해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가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가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의 사건을 배당받았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건 피의자 중 첫번째로 재판에 넘겨진 인물이다.

비상계엄 사태 수사 시작 이후 구속된 사람은 김 전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9명이다. 이들 중 여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이번주 구속기한이 만료돼 기소를 앞두고 있다.

여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은 휴일인 내년 1월1일 구속기간이 끝날 예정이라, 하루 전인 오는 31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해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 김 전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이번 사태 핵심 역할을 했다고 지목된다. 이 전 사령관은 무장한 병력을 투입해 국회 봉쇄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이 전 사령관에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며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

내년 1월4일과 5일 각각 구속기간이 끝나는 곽 전 사령관과 박 전 총장은 이번주 마지막 평일인 오는 3일 기소가 유력하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지시를 받아 국회에 투입된 현장 지휘관들에게 “대통령님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던 박 전 총장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지시에 따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을 전달하며 국회 통제를 지시했다.

경찰이 구속한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오는 8일이 구속기한이다. 이들은 계엄 선포 3시간여 전 삼청동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장악할 기관’을 전달받고, 이후 경찰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라고 지시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과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도 차례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비선 기획자’란 의혹이 제기된 노 전 사령관 주도로 선관위 서버 반출과 선관위 직원 체포 시도 등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를 밝히겠다며 합동수사본부 안에 별도의 ‘수사 2단’을 꾸리려 했다.

주요 피의자들이 잇따라 기소되면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는 윗선인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수괴 혐의 적용을 전제로 한다. 이들이 기소되면서 공개될 수사기록 하나하나가 공범인 윤 대통령 혐의와 직접 관련될 수밖에 없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을 기소하면서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발포 등 지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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