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14년 만에 최대로 뛴 과일·채소 값…고환율에 더 오를듯

안광호 기자    임지선 기자
지난 2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가 크게 오르며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2%대 초중반으로 지난해보다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고환율 영향으로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지난해보다 2.3% 올랐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지만, 물가안정목표치(2.0%)보단 높다. 연간으로는 2022년 5.1%를 정점으로 지난해(3.6%)까지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지만 올해 들어 한풀 꺾였다.

‘이상기후’에 14년 만에 최대로 뛴 과일·채소 값…고환율에 더 오를듯

올해 물가는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가 끌어올렸다. 지난해보다 9.8% 올랐는데, 이는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이 17.1%, 신선채소가 8.2% 각각 상승했는데, 신선과실 물가 상승률은 2004년(24.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품목별로는 배(71.9%), 귤(46.2%), 사과(30.2%), 배추(25.0%), 토마토(21.0%)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를 포함한 전체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냉해를 입은 사과와 배의 생산량 감소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졌고, 올 초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농산물 생육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름철엔 이례적인 고온 현상으로 인해 노지 채소류마저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기후변화 심화로 농산물 수급이 차질을 빚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석유류 가격은 1.1% 내려 지난해(-11.1%)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고환율로 인해 당분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후엔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등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석유류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설 성수품 수요 등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 9월(1.6%)부터 1%대를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최근 고환율 등 영향으로 12월(1.9%) 들어 다시 2%에 근접했다. 이 중 석유류 가격은 12월에 1.0%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저효과와 고환율 영향 등으로 12월 물가가 1%대 후반으로 올랐다”며 “다음 달(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 완화 대책을 내놨다. 12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하고, 겨울철 유류비와 난방비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원, 주요 식품 원료 할당관세 지원 등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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