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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대 연령대 청각장애인 8명은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해본 뒤 가장 도움이 된 기능으로 ‘자막’과 ‘말하는 사람 표시 기능’을 꼽았다. 이 게임 속 모든 대화는 캐릭터 이름과 함께 대화 내용이 보이는 말풍선 내에서 이뤄진다. 말풍선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해주고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버튼, 메뉴, 창 등을 통틀어 말하는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세부적인 게임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바이벌 슈팅 장르 PC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청각장애인 이용자들이 총을 쏘는 적군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들은 “총성과 발자국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군과의 빠른 의사소통을 돕는 간단 언어 기능(핑 기능) 만족도는 높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청각장애인 게임 이용 관찰조사와 설문조사 결과 등을 담은 ‘청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31일 공개했다.
청각장애인 186명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게임 이용 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청각보조기기보다는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접근성 기능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각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보조기기 의존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장애 정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청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 캡처
우선적으로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한 게임 옵션으로는 ‘말하고 있는 사람 시각적 표시’가 꼽혔다. 간단 언어, 자막, 캐릭터 애니메이션(표정과 행위로 게임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뒤를 이었다. 이어 다양한 입력 및 출력 장치 허용, 인터페이스 변경, 개별 음향 조절, 채팅 글꼴 변경, 시각적 신호 순이었다.
청각장애인과 장애인 지원 전문가, 게임 개발 전문가와 게임사가 참여하는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장애인 게임 접근성 의무화로 게임사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기여한 게임사에 혜택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접근성 통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관련 법률 보완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게임 개발 가이드라인 구축, 게임 개발 지원 강화, 청각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및 사용법 교육, 정기 장애인 게임 접근성 토론회 및 세미나 개최를 제안했다. 장애인 게임 접근성 옵션을 제공하는 국내 게임사를 대상으로 게임 내 ‘장애인 접근성 향상 기여’ 표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