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간 이어진 상승세를 멈췄다. 노원·도봉·금천구 등 앞서 하락 전환한 중저가 지역은 낙폭을 키웠고, 강남3구·용산 등 선호 지역도 상승폭이 줄었다.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융권 대출 규제는 이어지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탄핵 정국으로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까지 커진 만큼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성동훈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12월 다섯째 주(지난 30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 전환(0.0%)됐다. 지난해 3월 다섯째주부터 40주간 이어지던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신축 등 선호단지에 대한 상승세가 국지적으로 포착되나,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자치구별로는 25개 자치구 중 10개 자치구가 하락했는데, 특히 강북권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노원구(-0.02→-0.03%)는 상계동 비역세권 위주로, 은평구(-0.01→-0.02%)는 불광과 응암동 위주로 낙폭을 키웠다. 중저가 주택이 많아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도봉구(-0.02→-0.03%), 금천구(-0.03→-0.05%), 구로구(-0.02→-0.04%)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초구(0.06→0.03%), 강남구(0.03→0.02%) 등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폭은 전주보다 줄었다. 금융권 대출규제 직전인 지난해 8월 상승폭은 각각 0.59%, 0.39%였다. 강남 3구 중에서는 송파구(0.04%→0.06%)는 유일하게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신천·방이동 재건축 추진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일어났기 때문인데, 대출규제 이전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은 아니다.

12월5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 부동산원 제공
경기도(-0.02%)와 인천(-0.09%)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경기도 중에서는 광명시(-0.09%)가 철산·하안동 구축 위주로, 평택시(-0.08%)가 비전·동삭동 위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인천은 계양구·남동구·중구·연수구 등 모든 자치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5대 광역시(-0.05%)와 8개도(-0.04%)는 전주와 같은 낙폭을 보였고 세종(-0.07%)은 낙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전국의 아파트 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과 서울의 전셋값은 나란히 보합권(0.00%)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