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쿠람 지역에서 전날 발생한 버스 총격 사건으로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열린 가운데 무장한 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시작된 이슬람 종파 간 유혈 충돌이 지역 원로들의 중재 끝에 평화협정으로 일단락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정부 대변인 무함마드 알리 사이프는 전날 시아파와 수니파 세력 간 평화협정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파크툰크와주 쿠람 지역에선 지난해 11월21일 버스 총격 사건을 시작으로 시아파와 수니파 무장세력 간 격렬한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당시 경찰의 보호 아래 이동하던 시아파 버스 행렬에 무장 괴한들이 총을 난사해 52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망자 대부분이 시아파 무슬림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누구도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으나, 이튿날 다른 무장괴한 그룹이 수니파 무슬림 마을을 공격해 수십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후 두 종파 간 보복 공격이 계속됐다.
양측은 이후 정부 중재에 따라 휴전했으나 흐지부지됐고, 40여일에 걸쳐 최소 133명이 숨지고 177명이 다쳤다. 또 쿠람으로 연결된 모든 도로가 차단돼 주민들이 생필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후 지역 원로들이 중재에 나섰고, 종파 간 평화협정이 가까스로 타결됐다. 양 종파는 공격용 벙커를 해체하고 무기를 주정부에 반납키로 했다.
파키스탄 인구 대부분은 수니파 무슬림이며 15% 정도만 시아파에 속한다. 두 종파는 대체로 평화롭게 공존해 왔지만, 유일하게 시아파가 다수인 쿠람 지역에선 토지 문제 등을 놓고 두 집단 간 해묵은 충돌이 수십 년째 계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