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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한 달 전 가스 샜는데도 설비교체 아닌 땜질처방”

입력 2025.01.03 16:42

수정 2025.01.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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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중대재해 비대위, 조사 결과 발표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인근 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제철 중대재해 조사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사망 노동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인근 회의실에서 열린 현대제철 중대재해 조사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사망 노동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현대제철 노동자가 가스 중독으로 숨진 원인이 회사가 균열이 난 시설을 바로 바꾸는 대신 보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속노조·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이 꾸린 ‘현대제철 중대재해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1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당시 당진공장 가스설비팀 기장 염모씨(59)는 홀로 가스 누출 확인작업 중 쓰러졌다. 이후 염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염씨의 사인은 가스 누출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사고 당일 병원의 임상화학 결과서를 보면 염씨의 헤모글로빈 일산화탄소 수준(CO Hb)은 82.2%였다. 질병관리청은 CO Hb 수준이 70%가 넘을 경우 3분 이내 사망한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1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숨진 염모씨(59)가 발견된 사고 현장. 금속노조 제공

지난달 1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숨진 염모씨(59)가 발견된 사고 현장. 금속노조 제공

사고 지점은 지난해 11월20일에도 배관 사이에 삽입되는 신축이음관에서 가스가 새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다는 신고가 들어온 곳이다. 당시 회사는 신축이음관을 교체하는 대신 메탈본드(금속접착제)·경화제 도포 등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염씨는 신고 당일과 지난달 10일 두 차례에 걸쳐 보수작업을 했고, 사고 당일에도 정비 부위를 확인하다 재해를 당했다.

비대위는 “회사가 오는 4월쯤 교체공사 계획을 세운 것은 2차 사고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배관을 계속 사용하면서 정비작업을 중지시키지 않은 것은 사업주의 중대한 과실”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사고지점 보수작업을 ‘당진 에너지 가스설비 배관 수리 작업표준’을 적용해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작업표준엔 일반적 강관에 발생한 균열 수리방법만 있고 신축이음관에 대한 내용은 없다. 비대위는 “현대제철과 같은 공정안전보고서(PSM) 제출 대상 사업장에서 작업표준이 없는 수리작업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0일 발견된 신축이음관 균열 부위. 금속노조 제공

지난해 11월20일 발견된 신축이음관 균열 부위. 금속노조 제공

신축이음관 보수작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위험성 평가는 노사가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발굴·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비대위는 “그나마 평가가 있는 것은 일상적인 배관 수리 작업인데 이 항목들의 내용도 매우 부실해 가스 중독 위험을 비롯한 많은 유해·위험요인들이 낮은 위험성으로 평가됐으며 개선 방안도 적혀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10대 핵심안전수칙 위반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시 위반자를 인사위원회에 즉시 회부하는 제도가 산재 은폐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대위는 “안전수칙 위반자를 처벌하는 제도는 얼핏 보면 산재 예방 수단으로 보이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산재를 은폐하는 강력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신축이음관 수리 작업표준 마련, 노동자가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가스 누출을 확인하는 방식 도입, 노후 가스 배관에 대한 전면 점검, 인원 충원을 통한 2인 1조 실시, 위험성 평가 내실화, 핵심안전수칙 위반자 처벌 제도 폐지 등을 제시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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