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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빛으로

입력 2025.01.05 21:01

수정 2025.01.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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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과 세상]눈물을 빛으로

정면은
너무 어둡거나 너무 환해요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어요

이젠 그 너머를 봐야겠어요

뿌리들은 무슨 열매를 준비하고
알들은 어떤 죽음의 깃털을 다듬고 있는지

세상이 온통 수렁 같을 때도
숨을 좀 가다듬고
더 깊이, 찬찬히 살펴보면
숨어 있는 다른 게 보일지 몰라요

꼬리를 흔들며 짖어대는
아침 풀밭의 이슬들,
유리창에 부딪혀 한쪽 날개가 고장난
천사의 쑥스런 표정,
냉장고 문을 열면 방긋 웃는 새끼 곰들

그래요 나는 지금
눈물을 빛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랍니다

내 발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바퀴벌레에게
별일 없나? 밥은 잘 먹나?
안부를 물으며
전동균(1962~)


우리가 바라보는 정면, 그것은 정말 정면일까? “너무 어둡거나 너무 환해”서 잘 모르겠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늘 혼돈의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너무 거센 바람이라 눈을 질끈 감다가 천천히 뜨면 다른 세계에 종종 도착했다. 시인은 정면 “그 너머”를 꿈꾼다. “세상이 온통 수렁 같을 때도” 깊이 들여다보면 “숨어 있는 다른 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새해에도 우리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세상은 천사들이 떠난 폐허 같다. 시간은 얼어붙어서 견고한 악의 담장을 아직 넘지 못했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던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눈물을 빛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고개를 들어 “아침 풀밭의 이슬들”과도 빛을 나눈다. 빛들로 뭉친 새로운 세계를 서서히 열어가는 중이다. 바퀴벌레에게도 “별일 없나?” 무심히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그런 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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