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있는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스마트싱스 하이라이트존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오늘 일정 알려줘.”
냉장고에 대고 이같이 말하니 기기 스크린에 필라테스와 가벼운 만남 약속이 있다고 알려준다.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별해 사용자에게 맞는 정보를 내준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재료가 있느냐고 물으니 냉장고는 크림치즈와 달걀이라며 치즈케이크 요리법을 권한다. 인공지능(AI) 비서가 탑재된 덕분이다.
택배기사가 초인종을 누르면 가전들이 사용자가 어떤 방에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가까운 기기 스크린에 집앞 상황을 보여준다. 집이 텅 비면 기기들은 더 바빠진다. 가전 곳곳의 센서를 통해 모든 구성원이 외출했다고 판단하면 세탁기는 세탁조 청소, 로봇청소기는 먼지통 비우기에 돌입한다.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로봇청소기가 해당 위치로 가 모니터링한 결과를 알려준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엿본 삼성전자 ‘AI 홈’의 모습이다.
오는 7일 개막하는 CES 2025는 AI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어떻게 우리 일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업들이 AI로 집 전체 시스템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AI 홈을 전시의 핵심 테마로 점찍은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AI를 통한 연결 경험이 집을 넘어 차량, 선박, 비지니스 공간까지 확장해 가는 것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도 이번 CES에서 다양한 AI 홈 생활상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AI 홈 허브가 집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잠을 자고 있는 고객의 심박수와 호흡, 기침 등을 분석한다. 평소 냉수를 마시던 고객에게 온수를 제안하거나 집안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도 국내 기업들과 비슷하게 스마트홈을 포함한 AI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제재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중국 업체들이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CES의 또 다른 의제인 모빌리티 역시 ‘경험’에 초점을 둔다. 주행 중 외국어 교통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거나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 등을 기반으로 졸음을 감지하는 LG전자 기술 역시 AI 기반이다.
5년 만에 CES 무대에 복귀한 도요타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 자율주행차, 로봇 등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도시 ‘우븐시티’ 개발 현황을 알린다. 도요타는 일본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최대 2000명이 거주하게 될 우븐시티를 조성 중이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양자기술, 지속가능성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행사에는 약 1400개 스타트업을 포함해 4500개 기업이 참가해 혁신 기술을 알린다. 개막 하루 전인 6일 AI 반도체 선도기업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로 전시회의 포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