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대기오염 옛말…파란 하늘 거의 매일 보인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지난해 ‘우량일 수’ 290일…1년의 80%

당국 “4년 연속 초미세먼지 기준 충족”

6일 중국 베이징 하늘이 청명하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6일 중국 베이징 하늘이 청명하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중국 베이징은 한때 대기오염으로 악명높은 도시였으나 당국이 수년 동안 대기 질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악명은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6일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은 2024년 대기질 우량일 수(대기질이 국제 표준에 도달한 날·초미세먼지 75㎍/㎥ 이하를 의미)가 290일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1년 중 79.2%에 해당하며, 기상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우량일 수는 전년보다 19일, 대기오염이 절정에 달했던 2013년에 비해선 114일 늘어났다.

당국은 또 지난해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농도(PM2.5)는 30.5μg/㎥로 4년 연속 국가기준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전년도보다 6.2% 감소했으며, 2013년 대비 65.9% 줄었다. 심각한 대기오염 발생일 수는 2013년 58일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일에 그쳤다. PM10 농도,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의 농도도 각각 2013년 대비 50.0%, 57.1%, 88.7% 감소했다.

베이징 주민들은 대기환경 개선을 체감하고 있다. 난방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도 파란 하늘을 계속 볼 수 있다며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주민 진모씨는 “불빛이 적은 곳에서는 밤하늘에 별까지 보이다니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3일 중국 베이징 왕징의 포스코센터 인근 하늘에 별이 보이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지난해 12월23일 중국 베이징 왕징의 포스코센터 인근 하늘에 별이 보이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베이징의 대기환경 개선은 당국의 각별한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베이징시는 2013년부터 매년 초미세먼지 농도를 공포하며 관리해 왔다.

우선 베이징 교외 농촌지역에서 석탄연료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해 3만가구 이상이 석탄연료 난방기기를 석유보일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근교 공장들을 동부 해안으로 이주시킨 것도 대기질 개선에 주효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도 대기질 개선의 원인으로 꼽힌다. 베이징시는 수년 동안 보조금을 지급하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은 노후 화물차와 중대형 버스 폐차를 유도했다. 승용차의 전기차 전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은 2024년 기준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왕슈샤오 칭화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펑파이신문에 “당국의 노력으로 베이징의 대기 질이 개선됐다는 점은 중요하다”면서도 “대기 질 개선 결과는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겨울철 기상 여건에 따라 스모그가 발생할 수 있으며 오염 물질 배출량이 여전히 환경 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지역도 있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오염물질 배출원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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