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리스크’ 점검한 정부, ‘윤석열 리스크’ 제거가 먼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6일 제1차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 현안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회의체다. 간담회는 최 권한대행이 직접 주재해 앞으로도 매주 월요일 정례적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자들이다.

‘트럼프 리스크’를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10% 보편 관세와 60% 대중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올해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8.7%, 2.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미국의 정책 변화보다 더 심각하게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윤석열 리스크’다. 12·3 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얼어붙은 내수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방불케 한다. 정국 불안으로 주가와 환율이 매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해 휘발유·경유 가격이 1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먹거리·생필품과 설 성수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환율 방어에 쏟아부으면서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9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새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예상했다. 지난해 7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나 낮췄는데, 이마저도 정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관리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한 달 새 23조원 넘게 늘어 631조2335억원에 이른다.

최 권한대행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불안한 국내 정세에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임기가 보름도 남지 않은 바이든 행정부와의 소통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건 최 권한대행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작금의 경제난과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치 불확실성 제거가 긴요하고 시급하다. 트럼프 리스크는 통제가 안 되는 ‘상수’지만 윤석열 리스크는 최 권한대행 결단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 ‘변수’다. 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한 마은혁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고, 윤석열 체포영장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시민들이 6일 은박 담요를 몸에 덮고 대통령 윤석열 체포 및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에서 시민들이 6일 은박 담요를 몸에 덮고 대통령 윤석열 체포 및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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