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휴전과 동아시아 신데탕트

송기호 변호사

윤석열 피의자는 그저 계엄군 총구만을 믿고 내란으로 달려갔을까? 미국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었을까?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내란이 성공만 한다면, 그 후에는 미국이 자신을 따라올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파병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 그는 한국의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동맹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전쟁을 지원했고, 나토의 영향력을 동아시아로 확장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일본이 제창한, 중국 견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전적으로 수용하였다. 기시다 일본 전 총리가 말했듯이, 어제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 있다는 바로 그 전략을 충실하게 따라갔다. 윤석열은 미국이 결국은 자신의 편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어제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이 방한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나토 정상 회담에 참석한 것을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외교 성과라고 말했다. 윤석열 피의자가 참석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윤석열 피의자는 바로 이러한 미국의 입장을 계산했을 것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내란은 실패했다. 국민이 몸을 던져 내란을 막았다. 그리고 이제 바이든은 가고 트럼프가 온다. 우크라이나 휴전이라는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윤석열이 거침없이 내란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국제적 발판이 사라질 것이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휴전을 추구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매우 해롭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헨 교수가 2018년에 쓴 <러시아와 전쟁을?>에서 말하였듯 미국의 국가 안보에서 가장 큰 과제는 첨단 핵무기 강국 러시아와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러시아는 공산주의 국가 소련이 아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미국은 냉전 시기보다 더 위험한 신냉전을 러시아와 벌이고 있다. 러시아와의 핵전쟁 가능성은 미국에 매우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중국과 국제 경제에서 경쟁하는 데 있어 러시아와 협력을 추구하는 게 미국에 이익이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한국의 기본 외교 정책으로 동아시아 신데탕트를 제안한다. 윤석열을 떠나 보내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내면서 신속하게 반대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동아시아 신냉전을 해체하는 신데탕트를 적극 추구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는 한국의 기본 외교 정책이어야 한다. 동아시아 신데탕트는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하는가?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 대결이 해소되는 정세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유익하게 적용하자는 것이다. 당연히 그 첫 번째 단계로, 유럽의 군사동맹 나토를 동아시아로까지 확장하려고 한 시도를 중단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대결하지 않고 협력한다.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윤석열은 나토 회의에 참석했던 마지막 대통령이 될 것이다.

동아시아 신데탕트의 핵심적 요소는 동아시아에서 핵무기를 감축하고 전쟁을 막는 안보협력을 만드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휴전이 된다면 이는 3차 세계대전 핵전쟁을 가까스로 피한 것이다. 이제 핵무기 감축 협상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국과 핵무기 감축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유익하다.

동아시아 신데탕트에서, 러시아는 북한이 미국과 정상교역관계를 수립하도록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동맹을 통한 북한 핵에 대한 억제력을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집단 안보 체제가 발전할 것이다.

위대한 국민이 내란을 막았다. 전쟁을 막았다. 이제 내란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 때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한국의 새로운 민주정부가 나와서,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동아시아 신데탕트를 추진해야 한다.

송기호 변호사

송기호 변호사


Today`s HOT
혹독한 겨울 폭풍, 미국을 강타한 후의 상황 오스트리아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공격으로 현장은 추모의 분위기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프랑스 시민들 꽃 피운 계절이 온 스페인의 여유로운 일상
남세균으로 인해 녹색 물이 든 살토 그란데 호수 리알토 다리 아래에서 모두가 즐기는 카니발
여자 싱글 프리 금메달 주인공, 한국의 김채연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피나왈라 코끼리 고아원의 현장
홍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된 미국 캘리포니아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10억 라이징' 캠페인 뮌헨 베르디 시위 중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 발렌타인데이 맞이 태국의 '풍선 사랑' 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