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초개인화 화두로 TV에 AI 이식 속도

라스베이거스 | 노도현 기자

단순한 영상기기 넘어 개인 취향·욕구 충족…‘동반자’로 신분 상승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나란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초개인화 경험을 강화한 TV를 들고 나왔다. AI 시대를 맞아 TV가 단순한 시청기기를 넘어 이용자의 취향과 요구를 알아서 맞춰주는 ‘동반자’로 거듭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삼성 퍼스트룩 2025’ 행사를 열고 AI 스크린이 나아갈 방향성으로 ‘비전 AI’를 제시했다.

삼성 비전 AI가 탑재된 TV로 영화를 보다 배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땐 리모컨의 AI 버튼만 누르면 정보를 찾아준다. 외국어 콘텐츠 자막도 실시간으로 번역해준다. 생활 패턴이나 기기 사용 이력, 집 안 상태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알려주거나 가족·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필 수 있는 케어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개인 맞춤형 AI인 ‘비전 AI 컴패니언’이 눈길을 끌었다. 비전 AI 컴패니언은 사용자의 질문에 바로 시각적인 답을 내놓는다. 시연 영상에선 “라스베이거스의 하이라이트를 보여달라”고 요청하자 AI가 다양한 명소를 사진과 함께 제시했다. 시연자는 그중 레드록캐니언을 포함한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했다. AI는 “네가 예술을 좋아하는 걸 안다”며 유명 미술작품 ‘세븐 매직 마운틴’을 포함한 일정을 제시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는 작은 걸음이 아니라 TV의 역할과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거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25년형 ‘네오 QLED 8K’를 비롯해 AI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프리미엄 모델인 2025년형 ‘LG 올레드 에보’를 선보인다. 최대 밝기가 일반 올레드 TV보다 3배 높아 명암비를 극대화해 영상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다고 회사는 전했다. 신제품에는 AI가 사용자 취향까지 분석하는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웹OS25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매직 리모컨’의 AI 버튼으로 TV를 켜면 AI가 날씨, 시간 등에 맞는 인사를 건네고 TV 사용 이력 등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화질·사운드 모드를 바꿀 때 “따뜻한 화면” 또는 “사람 음성을 더 또렷하게 해줘”라고 하면, AI가 약 16억개 화면 모드와 4000만개 사운드 모드 가운데 고객의 요청에 맞는 예시 모드를 제안한다.

올해 LG 스마트 TV에 탑재되는 웹OS25는 대형언어모델(LLM)을 적용해 고객의 말을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이 발전했다. 예를 들어 “프로레슬러 출신의 배우가 나오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액션영화 보여줘”와 같은 복합적인 질문도 이해해 답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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