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급등···트럼프 효과의 서막?

임지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가 1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급상승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출렁이다 8거래일 만에 달러당 1450원대로 떨어졌다. 시장에선 ‘트럼프 효과’의 서막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에서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한때 4.86%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4.64%까지 상승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리고 이후 추가 인하를 했음에도 금리가 오른 이례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날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 때문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핵심적인 수입품에만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모든 제품에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선별적으로 부과한다는 보도로 시장은 반색했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낳았던 보편적 관세 공약이 예상보다 덜 공격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가짜뉴스”라고 반박하자 국채금리가 급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부인하긴 했지만 관세정책 ‘후퇴’ 검토 보도는 강 달러 전망을 흔들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9선까지 치솟았는데 이날은 장중 107.75까지 급락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2원 급락한 달러당 1453.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 변화 가능성,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와 더불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회피)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가 뛰고 달러 인덱스가 급락하는 등의 현상은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정책 강도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금융시장을 어떻게 뒤흔들지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가장 타격을 받는 건 국내 은행채 금리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국내 채권 시장이 미국 국채 금리의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대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으로 연 3%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4~5%대로 올라온 상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소위 ‘금리 발작 리스크’가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시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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