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탈토트넘은 과학”

박효재 기자

에메르송, 이적 후 첫 우승 등

선수들 팀 떠나고 ‘승승장구’

손흥민은 트로피 들까 ‘주목’

왼쪽부터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메르송 로얄, 카일 워커.

왼쪽부터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메르송 로얄, 카일 워커.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면 승승장구한다는 말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에메르송 로얄이 토트넘을 떠난 지 불과 5개월 만에 AC밀란에서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이탈리아 슈퍼컵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팬들은 “탈토트넘은 과학”이라는 익숙한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을 떠나 트로피를 거머쥔 선수들은 줄을 잇는다.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카일 워커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반복하며 트로피 컬렉터로 군림한다. 키런 트리피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라리가 우승을,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인터 밀란에서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다. 심지어 최악의 영입으로 불렸던 탕기 은돔벨레마저 나폴리 임대 시절 세리에A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지난 7일 열린 이탈리아 슈퍼컵 결승전에서 AC밀란이 인터 밀란을 3-2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에서 3년간 101경기를 뛰면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에메르송은 AC밀란 이적 후 불과 23경기 만에 프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리안 힐은 토트넘에서의 힘겨운 시간을 뒤로하고 라리가 지로나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 손흥민의 백업으로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1경기, 단 202분의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향 스페인으로 돌아간 뒤 훨훨 날았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2경기를 제외하고 라리가 전 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스페인 대표팀에 다시 발탁돼 UEFA 네이션스리그 스위스전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토트넘을 떠난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높은 수비라인과 빠른 탈압박이 요구되는 전술에서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어 프랑스 리그앙 마르세유로 이적했다. 그러나 새로운 둥지에서 그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2024~2025시즌 리그앙 1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그중 14경기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의 연장 계약 소식은 팬들에게 희망적인 신호탄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은퇴할 때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라바오컵 준결승 진출에도 불구하고, 리그 부진과 주요 선수들의 부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토트넘의 리빌딩 계획은 미완으로 남을 수 있다. 구단이 ‘탈토트넘 효과’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떨쳐내고 진정한 강호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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