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원대 부실 펀드를 판매하고 환매를 중단한 혐의로 기소된 장하원 전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66)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디스커버리 김모 투자본부장과 김모 운용팀장, 디스커버리 법인도 모두 무죄를 확정받았다.
미국 자산운용사 DLI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운용해 온 장 전 대표는 2018년 10월부터 투자대상 펀드에 ‘부실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투자자 358명에게 상품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3월 DLI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다 대표직을 사임하는 등 펀드 환매 보장이 어려워진 상황임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투자자 19명에게 펀드를 판매한 혐의도 있다. 펀드 판매금 규모는 총 1348억원 상당이었다.
하지만 1·2심은 장 전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펀드의 수익구조 등은 펀드 수익률 저하나 원금 손실의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없고, 이를 판매사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펀드의 ‘위험 요인’으로 본 사항도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려워 장 전 대표 등이 투자 제안서에 위험 요인을 기재하지 않은 채 투자금 모집에 적극 활용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1·2심 판단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사기죄의 기망행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장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