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처참했던 현장 떠올라 악몽”…소방관 1000명 ‘긴급심리상담’

강현석 기자

참사현장 수습한 소방관들, 외상후 스트레스
전문가와 1대1 상담거쳐 고위험군 지속 관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7일째인 4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계자들과 경찰특공대 및 과학수사대 등이 마무리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권도현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7일째인 4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계자들과 경찰특공대 및 과학수사대 등이 마무리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권도현 기자

“참혹했던 현장이 자꾸 떠올라 악몽을 꾸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합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전남의 한 소방서 구조대원은 최근 진행된 전문가 심리상담에서 이렇게 토로했다고 한다. 참사 현장은 희생자들의 유해 수습과 유전자 분석에만 1주일이 걸렸을 정도로 처참했다.

179명이 희생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구조와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됐던 소방관들이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당국은 1000여명의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에 나섰다.

전남소방본부는 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 현장에 투입된 모든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긴급심리상담을 지원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긴급심리상담은 전남소방본부 소속 심리상담사 11명과 민간 전문상담사 9명, 임상심리학회 4명 등 모두 24명이 진행한다.

소방본부는 오는 17일까지 현장 활동 대원들과 ‘1대1’ 상담을 진행해 외상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다. 심리상담사의 판단 결과 고위험군으로 나타나면 지속해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 2216편은 무안공항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소방당국은 ‘비상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소방서 소방대원들을 현장에 투입됐다. 현장은 희생자들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소방대원들은 참사 현장 주변을 여러 차례 샅샅이 수색하며 유해를 수습해야 했다.

참사 현장과 가까운 무안과 함평, 영광, 목포소방서 소속 소방대원과 전남도소방본부 특수대응단 등 500여명이 현장에 먼저 투입됐다. 하지만 유해 수습이 길어지면서 내근 직원 500여명도 참사 현장으로 나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안과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는 심리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4일간의 심리안정휴가를 권장하고 치료가 필요할 경우 전문병원과 연계한 뒤 치료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전남 마음건강치유센터, 완도해양치유센터 등과 협업해 전문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병산 전남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은 “사고 현장에서 활동한 소방공무원의 심리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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