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재발부 사흘째 ‘폭풍전야’···집행 적기 고심하는 공수처·경찰

고희진 기자    전현진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부근에서 관저 경비인력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부근에서 관저 경비인력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신속성보다는 ‘확실한 체포’에 방점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을 고민 중이다. 첫 번째 영장 집행 실패가 밀행성 유지 실패 등 준비 부족에서 나온 만큼, 대통령 관저 앞 상황을 챙겨가며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장 집행에는 마약사범 검거를 전담하는 경찰 마약범죄수사대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9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지 사흘째를 맞았으나 공수처 내부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며 완벽한 체포 작전을 세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통령 관저 앞 경호처 상황도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이에 대한 고려 역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수단은 수도권의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 등 광역 수사 부서와 안보 사건을 맡는 안보수사대를 동원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단은 전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반부패·공공범죄·금융범죄수사대·형사기동대 등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광역·안보 수사 부서에 수사관 동원을 지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때 투입될 수 있으니 준비하라는 취지로 알려졌다. 전국 시·도 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59명이고 이 중 서울청 소속 마수대는 43명이다. 마수대는 형사기동대(서울 약 210명)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약에 취해 극렬하게 체포에 저항하는 필로폰 투약자 등을 상대한 경험이 많은 만큼 체포영장 집행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는 평가다. 앞서 특수단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조직폭력배와 연쇄살인범 검거로 잘 알려진 형사기동대(형기대) 투입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는데, 전체 광역·안보 수사 부서로 규모를 확대한 셈이다.

이는 며칠 사이 바뀐 경호처 상황을 반영한 인력 투입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대통령 관저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이 투입돼선 안 된다는 방침을 정하는 등 군·경 모두 경호처의 집행 저지에 인력을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경호처 직원만으로 체포영장 저지를 해야 하는데, 인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부 경호처 인원이 극단적인 물리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철조망 등 새로 설치된 방호 시설에도 대응해야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경호 인원은 줄어들 수 있으나 차폐시설 등 장비 문제는 인원과 다른 것이라 이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특수단은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채증 자료를 분석해 현장에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26명의 신원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9일 오전 경호처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관계자는 “당시 불법행위 가담 정도 및 향후 불법행위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고, 채증자료 판독 결과에 따라 추가로 신원확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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