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최영규·채지영···한국 ‘발레의 별’ 한자리에

백승찬 선임기자

스승 김선희 교수 퇴임 앞두고 갈라공연

세계적 발레단체 예술감독도 내한

“한국 무용수들 규율 있고 습득 탁월”

채지영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Liza Voll

채지영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Liza Voll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최영규,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 채지영 등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 무용수들이 즐비하다. 한국 무용수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무용수는 훈련이 정말 잘 돼 있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유연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규율도 잘 따릅니다.”(테드 브랜드슨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최근 몇년간 한국 무용수들의 성장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 무용수들은 클래식 발레를 습득하고 18세쯤 발레단에 들어온 뒤에도 네오클래식, 모던으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한국 무용수들은 습득이 매우 빠릅니다.”(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모인 세계적 발레단체 예술감독들이 내놓은 유사한 의견들이다. 이들은 11,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발레의 별빛,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이 공연은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다음달 정년퇴임을 앞두고 제자들이 총출동해 만든다. 박세은·최영규·채지영과 함께 영국 로열발레단 솔로이스트 전준혁,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로이스트 박선미·한성우,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둔 전민철 등도 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 박예은·김명규, 유니버설발레단 홍향기·이현준·이유림 등 국내에서 활약 중인 무용수들도 볼 수 있다.

한예종 출신으로 해외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는 10여개국, 4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모두 김 교수의 제자들이다. 김 교수는 “많은 해외의 예술감독들은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무용수들을 키웠는지 궁금해한다. 하나같이 인성이 좋고 융화 잘하고 발레단 분위기를 이끌어간다고 한다”며 “이번 공연에선 한국의 청국장이 서양 버터와 어울리면 얼마나 멋진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규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Altin Kaftira

최영규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Altin Kaftira

이날 간담회에는 오랜만에 한 무대에 서는 무용수들도 함께했다. 한성우는 “교수님이 들고 다니는 열쇠꾸러미가 있는데, 복도에서 그 소리가 짤랑짤랑 들리면 너무 긴장하고 무서워서 얼른 바에 달려가 손을 붙잡고 서 있었다”며 “교수님은 손가락, 발가락이 어디 있는지 다 알고, 1초의 동작도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학창 시절엔 호랑이 선생님이었는데 지금 보면 너무 귀여우신 분”이라며 “학생이 배가 좀 나왔다면 ‘오늘 육개장 몇 그릇 먹었냐’며 유머 있게 질책하셨다”고 회상했다.

김선희 교수는 내년 개최를 목표로 서울발레포럼도 준비 중이다. ‘세계 발레계의 새로운 담론을 주도하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창의적 플랫폼’을 지향한다. 니시넨 예술감독은 “발레는 박물관이나 교회, 유적으로 남지 말고 현대인에게 울림을 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샤 라데츠키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스튜디오 컴퍼니 예술감독은 “한때 파리, 뉴욕,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문화적 전성기를 누렸듯이 서울도 흥미로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한국 음악, 영화 등 콘텐츠가 주목받는 시기에 서울에서 발레의 미래를 얘기하는 기회가 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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